북한의 여자 탁구 선수 김금영 - 아시안게임 메달 가능성 알아보기
2026 아이치 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 탁구에서 주목해서 볼 선수는 <북한의 김금영>입니다. 김금영은 9월 21일 기준 세계 랭킹 164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북한 선수들은 워낙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횟수가 많지 않기 때문에, 세계 랭킹은 그녀의 실력을 온전히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오늘은 김금영이 그동안 보여줬던 성과와 실제 보여준 경기력을 분석해 보면서, 김금영의 아시안게임에서 어느 정도 경쟁력을 보여줄지 예측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금영의 국제대회 성적
2024 파리 올림픽 혼합 복식 준우승
리정식과 호흡을 맞춰 파리올림픽에 참가한 김금영은 예선 첫 경기부터 우승 후보 중 한 팀이었던(2번 시드) 일본의 하리모토 토모카즈-하야타 히나를 잡으며 단숨에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그리고 이 승리가 우연이 아니었다는 듯 강팀들을 연속 꺾으며 결승에 진출했고, 분전했지만 중국의 벽을 넘지 못하며 준우승을 차지했습니다.
2024 아시아선수권 여자 단식 우승
김금영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올려야 하는 경기는 역시 2024 아시아선수권입니다. 김금영은 당시 여자단식 결승에서 하리모토 미와를 3-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첫 게임을 6-11로 내줬지만 이후 11-6, 12-10, 11-6으로 세 게임을 연속해서 가져오며, 김금영은 대회에서 역전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결승 진출 과정에서 중국과 일본의 강자들을 연속 격파했고, 단체전에서는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쑨잉샤를 이기기도 했습니다.
2025 아시아 팀 챔피언십
2025 아시아선수권 단체전에서도 하야타 히나와 하리모토 미와에게 각각 3-2 승리 거뒀습니다. 하야타전은 11-8, 11-9로 앞선 뒤 두 게임을 내줬지만 마지막 게임을 11-4로 가져왔고, 미와전에서는 8-11, 9-11로 먼저 두 게임을 내준 뒤 11-8, 11-4, 11-4로 세 게임을 연속해서 가져왔습니다.
플레이 스타일 특징
왼손 & 백핸드에 롱핌플
김금영을 처음 보는 선수에게 가장 먼저 어려운 부분은 경기 방식 자체가 익숙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왼손잡이인 것도 있지만 백핸드에 롱핌플을 사용하고 있는 점이 특히 그렇습니다.
실제 경기를 보면 김금영은 백핸드에서는 롱핌플을 이용해 상대가 만든 회전을 그대로 일반적인 공격볼로 연결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롱핌플은 일반적인 평면 러버와 공의 반응이 다르기 때문에 상대 입장에서는 같은 스윙으로도 공의 회전과 바운드가 다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북한 선수들 자체가 국제 대회에 많이 출전하는 선수들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 선수들은 경기 초반부터 공의 회전과 타이밍을 파악하는 데 더욱 시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김금영의 진짜 강점은 👉변칙성을 가진 상태에서도 기본적인 랠리 능력이 상당히 안정적이라는 것에 있습니다. 상대가 공격하면 받아낼 수 있고, 긴 랠리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으며, 기회가 오면 직접 공격할 수 있습니다. 또 범실도 적은 편입니다. 즉, 김금영은 낯선 경기 구조 + 안정적인 수비 + 낮은 실수율 + 공격력이 함께 있기 때문에 탑급 선수들도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입니다.
끈질긴 플레이 스타일
김금영의 경기를 보면 또 하나 눈에 들어오는 특징이 있습니다. 바로 쉽게 점수를 내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상대의 공격을 한두 번 받아내는 것이 아니라, 공격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계속 랠리를 이어가고 상대가 다시 공격할 기회를 만들더라도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이런 스타일은 곧 상대에게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한 번 강하게 공격했다고 해서 바로 득점이 되는 것이 아니고, 두 번째 공격에서도 다시 공이 돌아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상대가 먼저 더 강한 공격을 시도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실수가 나오거나 공격의 질이 떨어질 수 있으며, 순간적으로 김금영에게 오히려 역공의 기회를 줄 수 있는 것입니다.
강한 멘탈
김금영의 경기에서 기술적인 부분만큼 흥미로운 것이 있습니다. 바로 점수 차가 벌어졌을 때도 경기에서 쉽게 이탈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앞서고 있을 때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선수는 많습니다. 하지만 뒤지고 있을 때에도 자신의 경기 구조를 유지하면서 조금씩 따라가는 선수는 상대하기가 훨씬 까다롭습니다.
김금영은 점수가 벌어졌다고 해서 갑자기 무리한 공격만 시도하거나 경기 흐름을 포기하는 모습보다는, 계속 자신이 할 수 있는 플레이를 유지하면서 추격하는 힘이 강한 선수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김금영의 끈질긴 플레이와 연결됩니다. 공격력만 강한 선수라면 공격이 막혔을 때 경기가 급격하게 어려워질 수 있고, 수비력이 좋은 선수라도 점수 차가 벌어지면 무너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김금영은 수비와 공격, 그리고 추격하는 힘이 함께 존재합니다.
김금영의 약점
그렇다면 김금영에게 약점은 없을까요? 오히려 재미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상대가 김금영을 낯설어하는 것처럼 김금영 역시 상대를 충분히 경험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입니다.
북한 선수들의 국제대회 출전 빈도는 일반적인 세계 상위권 선수들(평균적으로 15~20회 정도)과 비교하면 현저히 떨어지는 편입니다. 지난 1년 기준으로 북한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참여한 횟수는 2회 정도(세계선수권, 아시아 챔피언십)에 불과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그녀에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습니다. 상대가 김금영의 러버와 경기 스타일을 잘 모른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김금영 역시 상대 선수의 공과 경기 방식에 충분히 익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난 2026 세계선수권 대회에서도 김금영은 랭킹 50위권의 독일 카우프만 선수에게 3:1로 패배했습니다. 물론 카우프만은 약한 선수가 아니지만 중요한 것은 쑨잉샤, 미와, 하야타를 잡았던 선수가 덜미를 잡힐 만큼 강력한 상대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리고 카우프만과의 경기는 스코어보다 경기력 자체가 압도당한 시합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김금영의 약점을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는데, 김금영은 카우프만처럼 강한 피지컬과 공격력을 앞세워 상대에게 지속적으로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선수를 까다로워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금영의 강점은 상대가 자신의 경기 구조 안으로 들어왔을 때 더욱 잘 드러납니다. 낯선 공을 받아들여야 하고, 공격을 몇 번이나 다시 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실수가 나오면 김금영에게 공격 기회를 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상대가 초반부터 강한 공을 계속 유지하면서 김금영에게 수비만 강요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김금영이 수비를 통해 상대의 공격력을 떨어뜨리지 못한다면 자신의 공격 전환 기회도 줄어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김금영에게 중요한 것은 단순히 '강한 공격을 막아내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이 잘하는 경기 구조를 얼마나 빨리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합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김금영의 아시안게임 성적에 있어서 상당히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아시안게임에서 김금영은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요?
김금영은 지난 2년 간 국제 탁구계에 혜성같이 등장했다가 최근 약간의 어려움을 겪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낯섦의 효과는 여전하지만 강도는 약해졌고, 모든 나라에서 김금영을 경계하고, 분석해 대비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금영은 상위권 선수를 잡을 수 있는 실전 경쟁력을 이미 여러차례 증명한 선수입니다. 따라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김금영을 단순한 '이변의 가능성이 있는 선수' 정도로 보는 것은 부족합니다. 결과적으로 김금영은 👉8강 진입은 충분히 현실적인 목표로 볼 수 있고, 대진과 상대 유형이 잘 맞는다면 그 이상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선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상위권 선수를 만났을 때 김금영이 먼저 자신의 경기 구조를 만들 수 있다면 세계랭킹 차이는 생각보다 큰 의미가 없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상대가 김금영의 변칙성을 빠르게 파악하고, 강한 공격으로 계속 압박하면서 김금영이 공격으로 전환할 틈을 주지 않는다면 의외로 빠르게 경기가 끝날 수도 있습니다. 결국 김금영의 아시안게임을 결정할 핵심은 세계 랭킹이 아니라 상성이며, 누가 경기 주도권을 쥐느냐가 승부의 중요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