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T 유럽스매시 돌풍의 주인공 - 펑위한 알아보기

이번 WTT 유럽스매시에서 여자탁구에서 가장 흥미로운 선수 중 한 명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대만의 펑위한(Peng Yu-Han)입니다.

예선을 거쳐 64강에 진출한 펑위한은 64강에서 랭킹 30위권의 프랑스 선수를 3-2로 꺾고 32강에 진출했으며, 32강에서는 세계 최강 수비형 선수로 불리는 하시모토 호노카를 제압 16강에 진출하게 됩니다. 그녀의 돌풍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고, 16강에서는 또 다른 일본 선수 나가사키 미유까지 잡아내며 8강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비록 8강에서 왕만위에게 지기는 했지만 펑위한은 왕만위를 상대로도 접전을 펼치며 그녀는 세계 탁구 팬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펑위한은 어떤 선수이며, 최근 놀라운 상승세를 보인 이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대만 여자 탁구의 새로운 신예이자 특수러버를 사용하는 탁구 선수 펑위한

특수러버 사용 선수

펑위한은 일반적인 양면 평러버 공격형 선수로 성장하다가 어느 순간 특수러버로 전향한 선수가 아닙니다. 현지 기사에 따르면 이미 2024년 11월 시점에 특수러버를 사용하던 선수였습니다. 당시 16세였던 펑위한은 처음으로 대만 국가대표 선발전에 출전했고, 이미 포핸드는 숏핌플, 백핸드는 안티스핀 계열의 방어용 러버​를 사용하는 선수라고 소개됐습니다.

또한 특수한 장비 덕에 갑자기 성적이 상승한 선수가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좋은 성적을 낸 선수였고, 2025년 17세의 나이로 국가대표팀에 선발될 정도로 기본 실력이 갖춰진 선수였습니다.


러버의 특별함

펑위한의 라켓 구성은 포핸드 숏핌플 + 백핸드 안티스핀입니다. 양면 평러버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공격형 선수와는 공의 성질 자체가 다릅니다.

포핸드의 숏핌플은 평러버에 비해 상대 회전의 영향을 덜 받으면서 빠르고 직접적인 타격을 만들기 좋습니다. 특히 근거리에서 공을 빠르게 처리하면서 상대에게 시간을 주지 않는 데 유리합니다.

반면 백핸드의 안티스핀은 정반대의 성격을 가집니다. 안티는 강한 회전을 적극적으로 만들어내기보다는 상대가 건 회전과 속도를 상당 부분 죽여서 돌려보내는 데 특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펑위한과 랠리를 하면 양쪽에서 전혀 다른 공이 나올 수 있습니다.

  • 포핸드 숏핌플 → 빠르고 직접적인 공격
  • 백핸드 안티 → 회전과 속도가 죽은 낯선 공

👉이 차이가 상대에게 상당한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특히 일반적인 공격형 선수라면 한쪽 면만 특수러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펑위한은 양쪽 모두 특수러버이면서 백핸드 러버를 안티러버를 쓰고 있기 때문에상대 입장에서는 단순히 코스와 속도만 판단해서는 부족하며, “지금 어느 면으로 공을 처리했는가?”까지 계속 신경 써야 합니다.

이런 특수성은 특히 처음 상대하는 선수에게 강력합니다. 실제로 2024년 펑위한이 처음 성인 국가대표 선발전에 진입했을 당시에도 현지 언론은 그녀의 독특한 스타일 때문에 상대가 첫 대결에서 상당히 어려움을 겪는다고 평가했습니다.


최근 성적 상승 이유

2025년 대만 국가대표 선발 과정에서 이 부분에 대한 힌트를 찾을 수 있습니다. 당시 현지 보도는 펑위한의 특수러버보다 오히려 “위력적인 포핸드가 크게 발전했다”​는 점을 성적 상승의 중요한 이유로 꼽았습니다. 2025년 세 차례 랭킹전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고, 결국 대표팀 진입까지 성공했습니다.

이 변화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특수러버는 그 자체만으로 상대를 이겨주는 장비가 아닙니다. 상대가 익숙하지 않은 공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지만, 결국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로 승리하려면 그 불편함을 실제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는 결정적인 공격 수단이 필요합니다. 펑위한에게 그 역할을 하는 것이 포핸드입니다.


2026년 첸나이에서 쇠츠를 잡았을 때도 중요한 순간마다 포핸드 선제공격이 나왔습니다. 첫 게임 9-9에서 연속 득점으로 게임을 가져간 과정에서도 포핸드 공격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이렇게 보면 펑위한의 발전은 단순히 “특수러버를 잘 활용하게 됐다”​라고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특수러버로 상대의 리듬을 흔든다 → 상대가 평소와 다른 공을 처리하게 만든다 → 그 과정에서 생긴 짧은 기회를 포핸드로 공격한다는 구조가 점점 완성되고 있다고 보는 편이 맞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특수러버의 약점을 보완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전망

이번 유럽 스매시의 결과만 보면 기대감은 상당히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번 냉정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수한 스타일은 처음에는 강력하지만, 상대가 익숙해진 이후에도 계속 강력할까?

탁구에서 변칙적인 스타일의 선수가 세계 무대에 등장했을 때 흔히 나타나는 과정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상대가 공의 성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합니다. 그러면 다른 선수들이 예상하지 못한 범실이 나오고, 경기 운영도 꼬입니다. 하지만 세계랭킹이 올라가고 상대 선수들이 여러 차례 경기를 경험하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상대는 이전 경기 영상을 분석하고, 리시브 방법을 준비하고, 특정 러버에서 나오는 공에 대한 대응법을 익힙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강력했던 '낯섦'이 점점 줄어듭니다.


WTT 유럽스매시 8강에서 왕만위와 경기 중인 펑위한


최근 세계 무대에서 정상급 선수로 올라선 '자비네 빈터'의 사례가 좋은 비교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빈터는 올림픽 이후 안티러버로 바꾸며 지난 1년 간 엄청난 상승세로 보여주었고, 세계랭킹을 8위까지 끌어올렸습니다. 하지만 최근 2번의 스매시 대회 내용을 보면 선수들이 그녀의 경기 스타일에 익숙해지고, 대응법을 만들어 가면서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양새입니다.

아마 펑위한에게도 결국 비슷한 시험대가 찾아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은 상대가 펑위한을 처음 만나거나 경험이 부족한 경우 특수러버가 상당한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세계 상위권에 올라갈수록 상대 선수와 코칭스태프가 펑위한의 특징을 미리 분석하고 대비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 때도 지금처럼 통할 수가 있느냐.

👉다만 펑위한은 빈터와 다른 점도 있습니다. 펑위안은 아직 18세라는 어린 나이의 선수로, 성장하는 단계의 선수이기 때문에 빈터보다는 상대가 자신의 러버에 익숙해지는 것에 대비해 새로운 기술과 전술을 추가할 시간도 충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빈터와 다르게 펑위한은 대만이라는 탁구 환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만은 중국과 일본, 한국 등 아시아의 강한 탁구 문화권과 가까운 환경에 있고, 국제대회에서 다양한 스타일의 선수들과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갖고 있습니다.

결국 앞으로 상대가 자신에게 익숙해졌을 때 돌파구를 찾을 수 있으냐는 앞으로 펑위한의 커리어에서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