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우진의 백핸드 약점은 왜 고쳐지지 않을까?

장우진의 경기를 보다 보면 한 가지 의문이 생깁니다. 장우진은 분명 세계 정상급 선수이고, 오랫동안 자신의 백핸드 약점을 보완해왔습니다. 그런데 왜 아직도 중요한 경기에서 백핸드가 약점으로 지적될까요?

단순히 백핸드 훈련이 부족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세계적인 선수라면 자신의 약점이 무엇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훈련도 꾸준히 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장우진의 사례는 약점을 고친다는 것과 약점을 완전히 없앤다는 것이 얼마나 다른 문제인지 보여주는 사례에 가깝습니다.


2026 WTT US스매시 8강에서 백핸드 약점을 노출하며 스웨덴의 모레가드에게 완패한 장우진
인 이유

백핸드가 여전히 약점인 이유

장우진의 백핸드는 최근 상당히 많이 발전했습니다. 백핸드에서 공격을 이어가는 능력도 좋아졌고, 강한 공을 받아치는 장면도 과거보다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절대적인 수준이 아니라 상대적인 수준입니다. 장우진의 백핸드가 일반적인 선수보다 약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세계 정상급 선수의 백핸드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뜻입니다.예를 들어 포핸드가 10이고 백핸드가 8인 선수가 있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백핸드 8은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닙니다. 하지만 상대 선수의 입장에서는 굳이 포핸드 10과 싸울 이유가 없습니다. 

"포핸드는 피하고 백핸드를 계속 압박하자."

이런 전략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습니다. 결국 장우진이 백핸드를 6에서 8로 끌어올렸다고 해도, 상대가 그의 포핸드를 10으로 평가한다면 백핸드는 여전히 공략할 가치가 있는 지점으로 남습니다.


약점 보완의 한계

모든 운동선수가 자신의 약점을 노력으로 완전히 없앨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훈련을 통해 기술은 발전할 수 있지만, 선수마다 특정 움직임을 수행하는 데 유리한 신체 조건이나 감각, 반응 방식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탁구의 백핸드는 단순히 라켓을 휘두르는 기술이 아닙니다. 빠르게 날아오는 공을 읽고, 짧은 시간 안에 라켓 각도를 조절하고, 몸 가까이 들어오는 공을 처리하면서 다음 공까지 준비해야 합니다. 특히 세계 최정상 수준에서는 아주 작은 타이밍 차이가 실점으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백핸드를 50에서 80까지 끌어올리는 것과 80에서 95까지 끌어올리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일 수 있습니다. 장우진 역시 상당한 수준까지 백핸드를 발전시켰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곧 세계 최고 수준의 백핸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장우진의 백핸드가 나아지지 않는 이유

너무 강한 대안

장우진의 백핸드를 이해하려면 그의 포핸드를 함께 봐야 합니다.

장우진은 오랫동안 강력한 포핸드를 자신의 핵심 무기로 사용해왔습니다. 강한 회전과 파워를 이용해 공격권을 잡고, 기회가 생기면 포핸드로 결정하는 것이 장우진의 경기에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이것은 엄청난 장점이지만 동시에 백핸드 보완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백핸드가 조금 불편한 상황에서 다른 선수에게는 백핸드로 계속 버티는 것이 유일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우진에게는 포핸드라는 강력한 선택지가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돌아서서 포핸드를 치는 것이 훨씬 위력적입니다. 그 결과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 경기 습관 역시 포핸드 중심으로 강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역설적이게도 장우진의 가장 큰 강점이 백핸드 약점을 완전히 없애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기술이 아니라 운영

더 중요한 부분은 백핸드 자체의 기술보다 백핸드 이후의 경기 운영입니다. 최상위권 선수들은 백핸드 랠리를 단순히 버티기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닙니다. 백핸드에서 상대를 압박하고, 상대의 다음 공을 제한하고, 자연스럽게 다음 공격으로 연결합니다.

반면 장우진에게는 백핸드에서 버틴 뒤 포핸드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경기의 중요한 부분으로 작용합니다. 문제는 세계적인 선수들이 그 전환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백핸드 쪽에서 빠르게 압박하거나 몸쪽으로 공을 보내고, 다시 백핸드 깊숙한 곳으로 연결하면 장우진이 돌아서서 포핸드를 칠 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장우진은 자신의 가장 강력한 무기인 포핸드를 사용하지 못한 채 계속 백핸드로 대응해야 합니다. 

따라서 필요한 것은 단순히 "백핸드를 더 강하게 치는 것"이 아닙니다. 백핸드에서 상대와 계속 싸우면서도 주도권을 잃지 않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이것은 단순한 기술 하나를 추가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변화입니다.



결국 장우진의 백핸드 문제를 "왜 아직도 못 고쳤을까?"라는 관점에서 보면 답을 찾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이렇게 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장우진은 백핸드를 계속 보완해왔지만, 그의 포핸드가 워낙 강력하고 세계 최정상 선수들이 요구하는 백핸드의 기준 역시 매우 높기 때문에 상대적인 약점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장우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모든 운동선수에게는 훈련 시간과 신체적 조건, 감각적인 특성, 기존의 경기 습관이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모든 약점을 강점으로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정상급 선수의 성장은 단순히 약점을 하나씩 제거하는 과정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약점을 어느 정도까지 끌어올린 뒤, 남아 있는 약점이 자신의 강점을 방해하지 않도록 만드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